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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면할 수 없는 이 시대의 통증 - 이주헌 200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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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가 산책 / 안창홍 작품전  
  
외면할 수 없는 이 시대의 통증  
이주헌 (미술평론가)  

시대마다 고통의 모습은 달라도 고통은 늘 인간과 함께 있어 왔다. 물질적으로 인간이 더 나아져 왔다 하더라도 그것이 그다지 고통의 함량을 줄인 것 같지는 않다. 변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고통의 미학이다. 원초적인 통증과 즉각적인 반응에서 복잡미묘해진 통증과 또 그만큼 복잡다기해진 반응으로의 미학적 전이이다. 그 전이는 늑대가 양의 가죽을 덮어쓰듯 불행이 행복을 가장하기도 하고, 썩은 행복이 실제로 1백%짜리 불행보다 더 큰 고통을 가져올 수도 있음을 교묘히 망각하게 하는, 그러한 미학으로서의 고통의 모습이다.
서양화가 안창홍(42)이 강남구 압구정동 한복판에서 9번째 개인전(4월8-17일, 갤러리아 백화점 아트홀)을 갖는 것은, 그 고통의 미학을 그것이 가장 급진적으로 변화하고 있은 동네에서 한번 정색하고 봐 보자는 뜻이 있다.
모든 예술이 자고로 삶의 양지보다 음지를 파헤쳐온 것은, 너무나 지당한 말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예술적 성취에 상당한 애로가 있기 때문이다. 갈등이 없는 예술은 상상하기 어려우므로-갈등이 없는 인생을 상상하기 어려운 것처럼-예술가들은 고통의 근원을 향해 모든 창조적 에너지를 쏟아부어 왔다.
그런데 엄청난 기술과 자본이 투입된 대중문화의 등장이래 그러한 노력은 왠지 촌스런 별종들의 군내나는 이야기가 돼 버렸다. 대중문화는 '무갈등'을 부르짖을 뿐 아니라, 현실과는 너무나 또렷이 구분되는 가상의 갈등을 만들어 놓고 이를 그들의 터미네이터들로 하여금 신나게 부수게 해 의사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그 환희 전율로부터 되돌아온 현실은 그러나 그렇게 신나지 않는다. 그 마취제의 '약발'이 다 떨어질 무렵 우리는 이 시대의 고통의 미학을 본다. 안창홍의 그림에는 그 뚜렷한 형상들이 담겨 있다.
광고 모델들이 취하는 포즈와 옷차림을 한 젊은 반항아들을 그린 <우리도 모델처럼>연작, 호르몬주사를 맞아 가슴이 볼록한 게이의 누드 <육체는 모두 아름답다>, 벌거벗은 남자들 사이에 포획물처럼 서 있는 소녀를 담은 <노란 꽃을 드릴께요>, 시골다방의 조악한 어항과 하릴없이 노니는 물고기를 그린 <시골다방>등 그의 그림에는 외면할 수 없는 시대의 통증이 각인돼 있다.
과거 흑백 위주로 온갖 사회 병리현상을 추상적으로 펼쳐보이던 그가 이렇게 화려한 색상에 구체적 사안을 실어 하나하나 곱씹어 가게 된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통각 변화가 빠르다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경제성장 수준에 '걸맞게' 활발히 생성되는 이런 현상들은 아직은 과도기적이란 인상을 주지만, 조만간 예술가들이 '고통거리'를 찾지 못해 폐업을 고려하는 일만큼은 싹 씻어줄 '시대의 징조'인 것만은 틀림없다.

1994. 4 한계레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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