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여행기
AHN CHANG HONG ' 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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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기행1 - 집을 나서기전, 2008/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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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후에 나눠 주는 땅콩한봉지와 하이네켄,
맥주 한모금으로 목을 축이며 앞으로 경험하게될 세계에 대한 기대감에 젖어든다.



  몇 개월을 밀린 작업에 치여서 살다 겨우 숨을 돌릴 만 하니 내일 아침이면 여행을 떠나야 한다.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도 있고 어질러진 작업실과 거처에 청소를 하여야 하니 사실 숨 고를 틈도 없이 더 바빠졌다.

그냥 훌쩍 떠났다 와서 하면 될 일을 여행 떠나기 전의 주변 청소와 정리는 참 오래된 습관이다. 어디로 떠나든, 날짜가 정해지면 며칠을 묵묵히 주변 정리와 청소를 시작한다. 그 놈의 습관 때문에 정작 여행 지에서 꼭 필요한 물건들을 못 챙기고 집을 나설 때도 간혹 있다. 심지어는 서울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오는 나들이에도 방안 정리에 시간을 허비할 때가 있다.

이 건너뛸 수 없는 짓거리에 집착하는 심리를 나름으로 분석해 보면 특별한 이유 같은 것이 있기는 하다. 안 그래도 아까 이웃에 사는 후배가 들렸다가 “여행 떠나기 전의 안선생님은 항상 주변(사람)정리까지 하고 가려는 사람처럼 느껴져요.” 하였다. 남들 눈에도 그렇게 보이는 걸까?

여행 전에 치르는 일종의 의식 같은 이 통과의례의 주변 정리는 시도 때도 없이 일렁이는 방랑벽과 만약 떠난다면 다시는 현재의 삶 속으로 돌아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무의식의 중층에 깔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음속에 묻어두면서도 차마 이루지 못한, 그 떠남의 희망을 무의식 중에도 늘상 연습하고 있었든 것이다.

떠난다는 것과 돌아오지 않겠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연을 끊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버림을 의미하는 것이니 그런 생각에 골똘해있는 행동거지를 나와 인연이 닫는 사람이 곰곰이 관찰해 보면 어렴풋이라도 그런 느낌이 인지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리라.

감상적이고 완고한 이 상념이 무의식의 기저에 깔려서 떠나기 전의 며칠은 여행의 기대감으로 들뜬 만큼 그 이면에서 착잡함과 우울로 속앓이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와 연이 닿은 모든 것들과의 결별, 그 뜻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오히려 생각만이라도 더욱 모질게 해 보는 것일 꺼다.

익숙한 것들 과의 결별을 통해 낯선 새로움의 세계로 나아가 보려는 욕구, 결코 이루어 질 수없는 이쪽과 저쪽의 경계에서 끝없이 자신을 옥죄어 괴롭히는 것이다. 그것은 늘 목말라 하는 새로움에 대한 갈망과 통제 할 수 없는 마음의 변덕스러움 때문일 것이다. 좋게 해석하면 평소 생활속에서도 긴장의 끈을 노치 않고 정신을 게을리 하지 않으려는 일종의 발버둥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도 기행2 - 팝콘구름과 여행일지
   사진:난징의 빌딩숲과 뒷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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