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여행기
AHN CHANG HONG ' 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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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 사람들의 향기를 맡으려거든 재래시장으로 가라!."(22) 200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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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늦도록 골목들마다 꽤 시끄러웠다.
동네에 무슨 축제가 있는 모양이었으나  너무 피곤하여 나서기를 참았다.
아침에 호텔밖을 나서니 골목 전신주에  예쁘게 치장한 송아지가 메여있다.



8 월7일
상념 따라잡기에 몰두해있는 동안 어느새 아침이 와있다.

이미 제구실을 잃은 백열등을 끄고 허리를 편다.

두둑,으윽! 뻐근하고 아프다.

너무 일찍 일어나 움직였더니 시장기마저 동한다.

마른입 속에 위스키를 한잔을 털어 넣는다.

위 벽을 자극하며 혈관 속으로 술기운이 번지니

잠까지 빼앗으며 옥죄든 강박의 사슬이 좀 느슨해지는 느낌이다.

창 아래 호숫가엔 어제 아침에 보았든 그 친구가 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어제도 아침나절 동안 한 마리도 낚질 못하더니 오늘도 신통찮다.

자세히 관찰 해 보니 낚싯대는 구 불한 나무 막대이고 미끼는 근처 풀숲에서

벌레를 잡아다 꿴다. 꼭 낚아야겠다는 오기가 보이지 않으니

행위자체를 즐기는 모양이다.

허기야 여기라고 강태공이 없으란 법이 없잖은가!



오늘은 포카라의 제래 시장을 둘러볼 생각이다.

형태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면 그곳을 통해

이들의 옛 삶의 방식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은,

그들의 자연과 그들의 역사와 그들의 전통과 그들의 문화와

그들의 현실을 통해서 새로운 세계와 만나는 것이며

보다 넓은 삶의 경험과 지적 충만감을 위해 떠나는 것이다.

여행길에선 열악한 교통사정으로 고생문이 열릴 수 도,

급작스런 기후의 변화로 견디기 힘든 악천후를 만나기도 하고

음식과 물이 입에 맞지 않아 고통을 겪기도 한다.

그 과정 속에서 잃었든 인내심을 되찾게 되고

그들의 삶과 환경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며

경험해 보지 못한 또 다른 세계로 접근하기 위한

모험의 문턱에 서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여행이다.

자기성찰을 위해 떠나는 여행은

안락과 휴식만을 위한 파라다이스로 향하는 길이 아니다.








"그곳 사람들의 향기를 맡으려거든 재래시장으로 가라!."

오늘은 재래시장을 다녀왔다. 그곳엔 생각대로 활기가 넘쳤다.

싱싱한 초록 채소들과 먹음직스런 과일들. 사과며 바나나며,

한입 배어 물면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일 것 같은 석류, 파인애플, 넘쳐나는 먹거리들,

아침마다 神상에 뿌리는, 빛깔도 선명한 온갖 원색 안료들,

알록달록 액세서리 좌판, 신발 수선공, 장난감좌판 앞에서 칭을 대는 아이,

덩치 좋은 생선가게 싸나이. "뭐 좀 없나?" 하고 어슬렁거리는 소, 그 뒤를 따르는 개,

저울질하기에 여념 없는 붉은 사리의 여인과 저울 위에 하나라도 더 올려놓으려는 아낙,

대체로 붉은색 계열의 전통사리 위에 자마다 녹색 혹은 샛노랑, 보라,

분홍 줄무늬나 띠로 장식한 패션과 짙은 갈색 피부들, 팔과 다리에 걸친 현란한 악세라리.

다양한 상인들과 붐비는 소비자들의 활기와 열기를 이까짓 글만으로

어찌 다 표현 할 수가 있을까?

가격흥정과 물건 고르기에 정신이 없는 모습들 속에서 묻어나는

치열한 삶의 모습이 엄숙하기까지 하다.

따뜻하고 순박한 눈빛들을 바라보며 내가 이곳에 온 이유를 깨닫는다.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펼쳐진 재래시장의 열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숭고하다.

강인한 허리통과 크고 탄탄한 엉덩이들, 강단 있는 팔뚝,짙은 갈색 피부 위에 넘치는 생명력.  

상대적으로 왜소해 뵈는 남정네들의 모습을 통해

이곳이 모계사회일 것이라고 어림으로 짐작해 보았다.

포카라, 재래시장의 건강한 활기는 인도의 음울한 시장의 분위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아! 삶이여, 환희여. 강인함이여, 살아있음의 숭고함이여!



편리함만이 능사인 가공된 문명, 조작된 이기여!,

너는, 부꾸러운 줄 알아라!.

   인도야! 잘있거라.(24) [2]
   코르카 사람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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