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여행기
AHN CHANG HONG ' 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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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여행기9-우울한 델리로 다시 오다. 200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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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장시간 배행기로 이동시 가장 고통 스러운것 중의 하나가
소화 시킬 시간도 없이 끼니마다 기내식을 먹어되야 하는것이다.
물론 먹지 않아도 되지만, 본전 생각에.....쯥!




7월 28일

일어나 커텐을 걷으니 하늘엔 먹구름이 가득하다 .

낮에 먹은 남인도 음식에 기름기가 많았든지 설사와 식은땀으로 몸이 힘들었다.

습기 찬 방에서 이불을 덥지 않고 잠시 눈을 붙인 것 까지 화근이 된 듯 콧물까지 줄 줄,

여행 막바지에 아파 누우면 어쩌나 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음까지 편칠 않으니 몸은

더 힘이 들었다. 설사와 구토를 한 뒤 약을 먹고 몸을 추슬러 보려 애를 써서 그런지 저녁

무렵엔 좀 나아지는 듯 하였다.

가벼운 식사 후 호텔 방에 앉아 지나온 일정들을 떠올려 보고 이번 여행의 성과를 정리 해

본다. 그 동안 여행의 연륜과 경험이 꽤 많이 쌓이긴 했지만 이제 사 여행의 맛이 제대로

느껴지는 것 같다. 비로소 진정한 꾼이 된 것인가?.


7월 29일

어젯밤 일찍 자리에 든 탓에 좀 일찍 아침을 맞았다.

이놈의 잠 시간은 해외에 나와서까지 변동이 없으니 하루가 알차긴 하나 몸은 피곤하다.

새벽 5시, 호텔 방문을 열고 트라스로 나가니 앞쪽에 보이든 울창한 숲과 비탈진 산은 안개

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안개 속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이 들려온다. 오후 3시엔 이곳 머날리를 떠나야 하니

아침 나절엔 바닥에 널 부러진 책들과 화구들을 챙기고 떠날 채비를 하여야 할 것이다.

어제 밤 보다 몸은 좋아진 듯, 더부룩한 속을 빼곤 견뎌볼 만 하다.

고산 지역이라 공기는 차고 아침 햇살이 따사롭다.

트라스에 앉아 마당 가득한 풀들 사이 여기 저기 피어있는 크로바의 분홍 꽃잎을 바라본다.

산들 바람에 하늘되는 연초록빛 위에 사과나무 그림자가 한가롭다. 사과 나무

엔 어린아이 주먹만한 사과들이 올망졸망 수도 없이 매어 달려 가지가 활처럼 휘어져있다.

이곳 사과 나무는 우리나라 과수원 나무들처럼 인위적인 앉은뱅이 나무가 아니다.

자연 그대로 자란 나무라 모양새가 좋다. 그리고 눈에 뜨이게 흔한 것이 사과나무다.

호텔 마당에도 한 그루의 사과 나무가 있는 것이다. 나무들 사이에서 청량한 새 소리가 들

린다. 소리 나는 방향으로 살펴봐도 모습은 보여주질 않는다. 차라리 그게 났다. 경쾌하게

휘파람을 불 듯 또 다른 새가 노래한다. 아! 또 한 마리가 화답을 한다. 멀리서 까마귀 소리

가 들리고 자동차 경적 소리가 들리고, 어린아이 울음소리가 들리고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부더러운 바람결과  듣기 좋은 새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소음들이 코러스가 되어 떠나야할

자의 마음을 여유롭고 느긋하게 풀어준다.

가방을 챙기면서도 여행의 흔적들을 더듬어 보느라 좀처럼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책 한권

을 들고서도 `어디서 산 책이더라? 아! 그곳! 그 길, 그 거리, 아…그곳 사람들… 이런 식

으로 생각들이 끝도 없이 꼬리를 무니 짐 챙기기는 아예 뒷전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벌써 마음이 이러니 돌아가면 한동안은 이곳 생각 에 때문에 헤맬 것이다.

그런들 어찌 하랴! 내 마음 나도 어쩌지 못하는 것을………


7월 30일

어제 머날리에서 오후 3시 30분에 출발한 버스가 오늘 오전 11시경에 도착하였으니 무려

20시간을 버스 안에서 불편한 의자와 씨름을 한 것이다.

델리가 가까워 지자 한가롭든 전원 풍경은 사라지고 탁하고 후덥지근한 공기를 타고 매연과

소음들이 열린 창을 통해 차 안으로 밀려 들어 왔다. 도시 내부를 흐르는 오 폐수로 악취가

풍기는 검은 강엔 물소들이 머리만 쳐든 체 들어 앉아 있고 한쪽엔 흰 거품들이 모여 둔덕

을 이루고 있다.

출근시간이라 중심가로 진입할수록 김밥 옆구리 터지듯 쏟아져 나온 사람들로 거리는 순식

간에 북새통을 이루었다.

오토 릭샤, 자전거 릭샤 , 버스, 승용차, 택시, 트럭, 짐수레, 과일 수레, 소, 개, 말, 마차, 축

제 행렬, 오토바이, 길마다 넘쳐 나는 사람들,

거리는 아수라장 처럼 정신이 없었고 사람들은 지치고 무표정하고 얼굴로 건널목 표시도 없

고 신호등도 없는 곳곳에서 길을 건너기 위해 무리 지어 서있다.

무리들의 숫자가 적당히 모이면 찻길로 내려 서고 바퀴 달린 모든 것들은 또 우선 멈춤으로

기다려 준다. 그렇게 무질서 속에서도 나름으로의 질서가 있고 세상은 돌아 간다.

교통 경찰들은 아예 눈에 뛰지도 않는다. 한 운전사의 잘못으로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서도 짜증 내거나 소리치는 사람이 없다.시골 길을 달리다가도 좁은 길에서 서로  마주

서면 먼저 지나가려고 악쓰는 사람이 없다. 누구든 먼저 양보하고 기다려 준다.


기다리면서 이마도 한번 찌푸리지 않는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차들 마다 빽 밀러는 거의

없다. 큰 차들 뒷 범프에는 어김없이`경적을 울려라`라고 쓰여있다. 시키는 대로 추월하

고 싶은 차가 뒤에서 계속 빵빵 된다. 앞차는 추월시킬 여건이 되면 차창 밖으로

손을 내 밀어 추월 하라는 신호를 보내준다. 뒤차들은 추월을 시켜 줄 때까지 쉬 임 없이

경적을 울려 된다. 편도 일 차선 혹은 중앙 분리 선이 없는 곳도 많기 때문에 우리처럼

도로 사정이 좋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은 정면에서 달려 오는 차들을 보곤 당황하기 십상이

다. 캄캄한 밤 눈부신 해드 라이트 불빛이 정면에서 질주 해 올 때면 까무러칠 듯이 공포감

이 밀려온다. 우리들 관념 속에 박혀있는 원칙이나 상식은 아예 통하질 않는다.


사람들의 생각들도 우리완 다르다. 일 테면 달라붙는 거지에게 동전을 준다. 그러면 잠시

후 다시 나타나선 더 큰돈을 요구한다, 저리가 라고 이야기해도 막무가내이고 소용이 없다.

한동안은 그 거지를 꼬리처럼 꽁무니에 달고 다녀야 할 것이다. 물건들을 들고서 날 품파는

이들도 마찬 가지이다. 그에게서 물건을 하나라도 구매했다 하면 호텔 밖에서 아예 진을

치고 기다리다 또 사 달라고 달라 붙는다.또 하나의 혹을 며칠씩 그 지역을 떠 날 때 까지

달고 다녀야 하는 것이다. 이런 사사로운 일에 짜증을 내어서도 않되고 자칫 빠져들기 쉬운

감상에 젖어 이들을 보아서도 안 된다. 왜냐하면 이들을 그런 식으로 도우려 하다가는 주머

니를 다 털어도 모자라기 때문이다. 이것이 인도 사회가 가지고 있는 딜레마의 한 부분이고

권력자와 가진 자들의 결탁으로 야기된 탐욕의 산물인 것이다.



희뿌연 공해 속에서도 해는 떠 오르고 호텔의 때묻은 커튼 사이로 뜨거운 햇살이 비춰 든다

창 밖엔 낡은 지붕들이 숨막힐 듯이 빼곡하다. 언제 봐도 변함이 없는 이 남루함. 어느 나

라를 가든 도시의 뒷골목은 가난한 자들로 빼곡하다. 다만 인도는 넘쳐날 뿐이다. 답답한

것은 변하지 않는 절망감이다. 여기저기 쏟아내 놓은 오물더미 위에 혹은 똥 먼지 날리는 길

위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과 그 옆을 무표정하게 지나다니는 사람들. 병든 소와 야위고 절뚝

이는 개들, 그와 다를 바 없어 보이는 걸인들.

마지막 남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우리는 프론트 데스크에 짐을 마 껴 두고 델리 현

대 미술관을 찾아 나섰다.

몇 년 전에 와 보았을 때 보다 작품들이 훨씬 더 다양하게 전시 되어 있었다.

그리기의 형식이나 해석 방법들이 진부해 보이긴 했지만 나름으로의 독자적 방식들을

가지고 있는듯했다. 표현 방식들이 종교적 영향으로 부 터 자유롭지 못한 듯 느껴지기도 했

다.

인도의 현대 미술을 대략 짐작 해 볼 수 있는 규모였고 나에겐 유익한 관람 이었다.

택시를 타고 도착한 델리 국제 공항 대합실은 떠나는 자들만으로 가득 붐빈다.

밤 11시에 비행기가 이륙할 것이란 희망으로 기다렸지만 그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뭄바이의 홍수영향으로 이륙 시간들이 뒤 죽 박 죽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다들 공항에 비치된 대형 TV를 통해 뭄바이 홍수 장면을 근심 어린 눈으로 바라 본다.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갈까?

시간은 흘렀고 새벽 3시경에야 비행기에 탑승 할 수가 있었다.

탑승한 후에도 이륙할 때까지는 1시간을 더 찜통 더위를 견뎌야만 했다.

나는 올 겨울의 남인도 여행계획을 머리 속으로 그리며

찌는 더위 속 기다림의 지루한 시간을 인내하였다.










   2006 여름 여행기 시작 / 왜 또, 인도인가? . (1) [2]
   인도 여행기8-흡혈귀 女神 Hadimba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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