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여행기
AHN CHANG HONG ' 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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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여행기8-흡혈귀 女神 Hadimba 이야기 200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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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 보이는 여인이 옆구리에 아기를 끼고 구걸한다.
인도의 걸인들에겐 아기가 살림 밑천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아기에 대한 동정심으로 동전을 더 많이 던져 주기 때문이다.
실예로 이번 여행에 나와 동행한 이는 동전 대신,가게에서
이 어린 엄마의 요구대로 물건을 몇차래 사 주기도 하였다.
티없이 맑은 아기의 눈빛에 동정심이 배가 된것이다.



7월26일


머날리는 다람살라와 같은 위도에 있고 거리는 10시간 정도 떨어져 있으나 같은 주에 속해

있다 도시의 느낌도 다람살라와 비슷하다. 다만 사람들의 모습만 판이하게 달랐다. 그곳이

작은 티벳 이라면 이곳은 인도였다.


머날리 오는 길은 멀고도 험하였다. 새벽 2시에 출발하여 오후 7도착, 무려 17시간이나 소

요된 대 장정이었다. 그 길은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길 이었다. 지도상으로만 봐도 거칠

고 험한 산들 밖에 보이지 않는 지역이라 계곡과 깎아지른듯한 벼랑 사이를 비집고 파놓은

좁고 거친 길을 아슬아슬하게 곡예 운전해 가는 맛이란! 아래로 보면 천길 낭떠러지, 실오

라기처럼 하얗게 구불거리는 강물과 그 옆에서 병풍처럼 솟아오른 벼랑들, 물보라를 일으키

며 떨어져 내리는 폭포수, 우리는 제각각 정해진 지프의 좌석에 앉아 온몸을 흔들며 달리고

또 달렸다. 나에게 주어진 좌석은 운전수 옆자리인데 한 사람이 더 끼여 앉는 바람에 그 고

통은 참기 힘든 것이었다(앞 좌석은 풍경을 제대로 관찰하기 위하여 내가 선택한 자리였다).

몸 한번 제대로 뒤틀 수 없는 좁은 공간에서 17시간이나 비포장 도로를 달려온 것을 상상

해보라! 나중엔 다리가 마비되고 어깨가 결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창 밖의 비경엔 아예 눈

조차 가질 않았다. 그 악 조건 속에서도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든 듯 눈을 떴을 땐 새벽, 두,

세 시간을 졸았든 것이다. 새벽빛 속에서 앞쪽 벼랑길을 붙어서 기어가는 트럭한대가 눈에

들어왔다. 불편 했든 몸은 어느새 좁은 공간에 익숙해져 있었다. 놀라운 적응력이었다. (.그

것은 아마 나의 삶의 방식과도 관계가 있었으리라, 오랜 여행 경험을 통해 터득한 상황 적

응 능력과 어찌 해볼 도리가 없을 땐 불만 가지지 말기 따위의 여행원칙) 차창 밖엔 거대한
산들의 허리가 눈앞에 있었고 창문을 열고 위로 올려다 보면 가까스로 보이는 흰 눈에 덮인

산 봉오리들, 아래로 내려다 보면 현기증이 나는 계곡 풍경들, 곡예운전을 할 때 마다 뒷좌

석에서 들리는 비명소리, 고지로 오르면서 점점 가빠지는 호흡, 4800m의 고지를 오르락 내

리락, 우리를 태운 차는 그렇게 17시간을 달려 이곳 머날리 까지 온 것이다. 머날리로 진입

하는 산맥(3800m)을 오를 때는 가히 입이 다물어 지지 않을 정도로 비경이었다.


구름 덮인 봉우리를 향해 차는 헉헉대며 기어 올랐다.

어느새 저 멀리 보이든 구름 바로 아래까지 온 것이다.

일행을 태운 차는 천국의 문으로 들어가듯 구름의 아랫배 속을 비집고 들어섰다.

작은 물방울들과 옅은 안개 같은 구름 속을 경적을 울리며 위태롭게 달려갔다.

한동안을 앞으로 나아가자 일행을 태운 차는 구름 위로 솟아올랐다. 그리곤 헉헉대며 더 높

은 봉우리를 향해 달려갔다. 차가 봉우리의 능선을 넘어 산맥의 반대쪽으로 돌아서자 눈앞

에 펼쳐지는 절경, 발 아래에서 겹겹이 솟아오르는 구름들과 그 구름 사이로 언 듯 언 듯

보이는 찻길,나무들, 첩첩 산 봉우리들, 이 장관을 어떻게 표현 하는 것이 적절할까? 아예

표현 하지말고 영원히 내 속에만 묻어두리라. "자연은 더 넓고 더 높고 더 크다. 인간의 삶

은 더 다양하고, 더 아름답고,더 숭고하다"

7월 27일

*우리나라엔 숙박시설이 등급의 구분으로 명칭이 다르다

특급호텔, 호텔, 모텔, 장, 여관, 여인숙,
이곳은 호텔 명칭 하나로 통일 되어있다.

보통 여행자들이 투숙하는 호텔은 여관 급(300루피, 우리 돈 9000원) 정도이다.


새벽 빗소리에 놀라 눈을 떠 곤 잠 들깬 정신에 어젯밤 작업실 창문을 닫지 않고 온 것이

생각나 화들짝 놀라 일어나니 양평이 아니라 인도, 머날리의 호텔방이다.

어제 17시간의 지프 여행이 나를 自我 조차 망각할 정도의 깊은 잠에 골아 떨어지게 한 것

이다.

불을 켜고 시계를 보니 7시, 커튼을 걷고 문을 여니 비는 멈췄고 처마 밑에 빗방울만 토 닥

그린다. 호텔 담장너머 바로 눈앞에 울창한 숲과 깎아지른 듯 가파른 산이 있고 구름덩이가


바람에 밀려 울창한 숲 사이 사이에 흰 솜 뭉치 같은 조각들을 남겨두고 산 위로 흐르고 있

다. 코발트 빛의 청명한 하늘엔 까마귀가 날고 멀리서 도시의 소음들이 왁자지껄 들려온다.

인도의 곳곳 마다 까마귀들이 많은 이유는 우리나라와 달리 이 새를 길조로 생각하고 사랑

하기 때문이다. 사실 까마귀는 익조이다. 다만 걸치고 있는 옷 색깔 때문에 우리 나라에서

는 찬밥 신세인 것이다. 그렇다고 단벌 옷을 바꿔 입으랄 수는 없는 일, 알몸 비행은 더더

욱 안될 일이 아닌가!  우리도 하루 빨리 잘못된 관념에서는 벗어 나야 사고가 자유로워 질

것이다 특히 “니가 갸를 싫어하니 나도 갸가 싫타!” “왜?” “몰라! 몰라! 그냥 무조건 싫엉!”

식의 `덩달아` 문화에서는 하루빨리 벗어나야 할 것이다. 시각적으로도 까치 보다는 까마귀

가 훨씬 더 잘 생겼쟎은가!.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집고 나와 호텔 마당에 핀 분홍장미를 비추이고 난 그 장미가 바라다

보이는 트라스에 앉아 노트북 좌판을 두드리며 여행의 기억들을 더듬어 보고 있다.


오늘은 호텔 근처에 있는 오래된 사원들을 둘러볼 계획이다.

밖에 나가 점심(탈리)을 먹고 릭샤를 타고 근처 사원으로 향하였다.

처음 들린 곳은 시바 템플, 옛 사원 터에다 최근에 다시 지은 듯 별 볼거리가 없어 보였다.

여기저기 놓여있는 오래된 돌 조각 상들은 볼만 하였다.

다시 아름들이 삼나무들이 우거진 숲 사잇길을 걸어서 히딤바 템플로 향하였다.

히딤바 템플은 아름드리 나무들에 둘러 쌓인 숲 속에 있었다, 1553년에 세워졌다는 5층 높

이의 이 목조 건물의 외벽은 동물들의 머리뼈(산양, 염소, 소의 머리 등)로 장식 되어 있었



템플 안으로 들어서자 특이한 내부 구조가 인상적이었다,

탬플 마다 항상 중앙에 자리하는 신상이 없었고 대신 편편하고 거대한 바위가 비스듬이 놓

여있고 그 아래 기도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마치 자궁 속으로 기어들어가듯이

사람들은 그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곤 바닥에 조각된 두개의 발바닥 부조 위에 경건한 예를

올렸다. 히딤바(Hadimba)여신은 흡혈귀이면서도 해탈의 경지에 올라 피를 먹지 않는 신이

다. 그러나 숭배 받고 있는 그의 가족들은 악랄하고 잔인한 흡혈귀 신들이었다.

동물의 머리뼈들이 주렁주렁 메어 달린 템플의 뒤쪽으로 돌아서자 제물로 바칠 닭 잡는 장

소가 나타났다. 바닥엔 아직 마르지 않은 피가 흥건히 고여 있었고 벽에는 인위적으로 뿌려
진 닭들의 피로 여기저기 얼룩져 있었다.

템플을 뒤로 두고 좀더 걸어가자 우리나라의 성황당 같은 나무가 시야에 들어왔다. 하늘을

찌를 듯 거대한 나무의 아래쪽엔 현란한 색의 천 들과 칼, 창들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나무

둥치엔 양철로 오려 만든 사람이며 여러 가지 새의 형태들이 수도 없이 못으로 박혀 있었다.

피를 바치는 형태의 의식인 셈이다. 닭을 잡은 칼까지 여기저기 꼽혀 있는 모양새가 보는

이들을 섬 득하게 만들었다.

그 나무는 흡혈귀 Hadimba 자식들 중 가장 잔인하고 악랄한 아들의 혼이 배인 나무였다.

한 가지 재미나는 것은 트럭들 마다 그려져 있은 케릭트화 된 괴이한 얼굴이 있어서 스케치

북에 그려 뒀었는데 호텔 주인에게 물어 보니 Hadimba의 자식들 중 가장 악랄한 아들이라

고 하였다. 오늘 낮에 본 그 나무였든 것이다. 이 흡혈귀의 초상이 코믹하게, 혹은 무섭게

도안화 된 얼굴로 트럭들 마다 바퀴 가까운 곳에 달라붙어 있었다, 즉 가장 악랄한 흡혈귀

신이 이 차를 보살피고 있으니 저승사자 조차도 넘보지 말라는 뜻의 부적 같은 역할을 하는

듯 하였다.

인도 사람들이 모시는 신들의 수가 3만을 넘는다고 하니...

밤엔 탄두리 치킨(고추장 소스를 바른 닭을 화덕에서 숯불 훈제로 구워낸 것)을 안주 삼아

맥주를 몇 잔 하였다. 며칠 만에 마신 술이라 달콤한 취기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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