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여행기
AHN CHANG HONG ' 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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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명 2011.3 201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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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이런 저런 생각을 떠올리든 중 재빨리 잠이 밀려왔다. 평소 잠들기가 힘든 나로선 잠을 위해서 선호하는 곳 중의 하나가 자동차 안과 기차 침대 칸이다. 누우면 잠이 쉬오기 때문이다. 작업하느라 밤을 지새우고 잠시라도 눈 좀 붙였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할 땐 마당에 새워둔 자동차를 찾는다. 운전석 의자를 뒤로 적당히 젖히고 비스듬이 기대누워 음악을 소리 작게 틀어놓고 차창밖 먼산 숲이나 하늘을 바라다 보고 있노라면 이내 가물 가물  눈이 감기고 잠에 빠져든다. 비 오는 날은 분위기 마저 주겨준다.

열차 침대 칸도 마찬가지다.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적당한 크기의 공간과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바퀴소리와 진동이 자장가처럼 마음을 편하게 한다. 그래서 간혹 볼일이 있어 타지역으로 이동할때 일부러 기다렸다가 야간열차 침대칸에 몸을 실을때가있다. 포근하고 달콤한 잠도 잠이지만 잠결에 간간히  들려오는  텅빈 역사를 울리는 안내방송소리와 창밖에 스쳐지나가는, 푸르스럼한 불빛아래  텅빈 플렛트홈의  쓸쓸함과 침잠한 마음으로 도착지의 역사를 빠져나올때, 조금은 감상에 젖은 마음이되어 막 잠에서 깨어나는  도시의 우울한 새벽을 바라보는 느낌이 좋아서 이다.

잠결에 마려운 오줌을 참느라 뒤척이다 눈을 떴을 땐 캄캄한 어둠 속에서 고른 숨소리들만 들린다. 조심스레 커튼을 젖히자 희끄무레한 새벽빛이 갈라놓은 검은 대지와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조심조심 카메라를 찾아 들곤 복도로 나선다. 열린 창문으로 습기 찬 바람이 밀려 든다.  창틀에 턱을 괴고 기대서서 낯선 대지의 여명을 바라본다. 흐린 날씨 탓인지 좀 우울하긴 하지만 편안하고 명상적인 여행이다.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들이 숲이 많고 번잡하지 않아서 길을 가면서도 스스로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한다.
   비에 젖은 2011.3
   플렛트 홈 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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