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여행기
AHN CHANG HONG ' 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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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고도 험한, 2011/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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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호텔 맞은편 침엽수림,


새벽 5시에 기상, 방문을 여니 길 건너 침엽수림이 시야를 가로 막는다. 베란다에 서서 얼마나 깊을지 가늠조차 할 수 없이 울창한 이 숲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어제 예약해둔 승합차가 호텔 마당에 들어선다.우리는 일사 분란하게 움직여 승합차에 몸을 싣는다. 아무래도 어제 차주가 “머날리 입구에 자동차 정체구간이 있으니 일찍 출발 하라”고 한 말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이 높고 깊은 산간 도시외각에 자동차 정체 구간이라니? 조금은 의아하고 납득이 잘 안 갔지만 아무튼 빨리 출발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머날리를 벗어나자  곧바로 가파른 산길이다. 벼랑 옆 비탈길을 타고 오르는 차창밖으로 자연스레 눈길을 빼앗긴다. 만년설과 침엽수림, 눈 아래 깔리는 구름, 순식간에 신천지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몇 년 전 이 잊을 수 없는 길을 내려 가면서 언젠가 기회를 만들어 꼭 다시 한번  오리라는 다짐을 마음속에 묻어뒀었는데 그 약속을 스스로에게 지키게 된 것이다. 처음, 이번 여행계획을 짤 때부터 후배가 leh까지 비행기로 갈 것을 극구 원 했으나 육로를 고집한 것은 고산병에 대한 염려도 크긴 했지만 도저히 잊을 수 없는 경이로운 풍경을 다시 볼 수 없다면 leh 까지 가는 것이 무슨 소용 있나 싶었기 때문이다. 마음같아서는 가고 오는길 다 육로를 이용하고 싶었지만  한발 양보하여 돌아갈 때는 비행기를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번 여행 때는 델리에서 다람살라를 지나  레 까지 갔다가 머날리로 내려오는 멀고도 고달픈 여정이었다 그러니 이번 여행 때는 숙고해 볼만도 했으나 아무런 갈등 없이 육로를 선택했으니 육신의 고달픔 보다는 시각적 환희에 더 가치를 둔 결정인 것이다. 선택 방향을 두고 스스로를 생각해도 어지간하다 싶긴 하다. 육신의 고달픔이야 그 순간이 지나면 회복도 되고 쉬 잊혀지기도 하지만 시 지각에 각인된 충만감은 훨씬 더 여운이 긴 것이 사실 이고 평생토록 간직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세상에 가치 있는 것들 중 아무 대가 없이 공짜로 얻어지는 것들이 있든가.

창 밖에 펼쳐지는 경이로운 자연을 내려다 보며 이번 여정도 당연히 멀고도 험한 길이겠지만 치르는 대가보다는 훨씬 더 소중한 것을 품에 안고 가리라는 확신 때문에 다가올 고달픔의 두려움은 일단 뒷전으로 밀려난다.
   진창 [1]
   구름위로 구불 구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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