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여행기
AHN CHANG HONG ' TOUR


회원가입 로그인
    오베르의 언덕,까마귀나는 보리밭을 바라보며... 2004/05/13
몇해전 늦가을

서울과 부산,두곳에서 개인전을 치루고 난뒤,

다시 시작 해야할 작업의 구상과 기분 전환을 위해

그 해의 겨울을 파리에서 보냈다.

모처럼 작업의 스트레스에서 풀려나와

그 곳 미술관들과 습기차고 우울한 파리뒷골목을

여행자만이 느낄수 있는 고독을 즐기며

어슬렁 거리기도하고 간혹 카페에서 감상에 젖은체

와인에 취하여 앉아 있기도 하였다.

하루는 파리에 거주하는 동료작가의 차를 타고

오베르에 있는 반 고흐의 무덤을 찾았다.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는 동안

쟂빛하늘과 차창을 적시는 안개비를 바라보며  

그의 비극적 삶과 불곷같은 작품들을 떠 올렸다.

그 중에서도 특히 그의 그림"해바라기"를 어찌 잊을수 있겠는가!

1979년 여름, 일본 동경에있는 한 화랑의 프랑스 인상파전에서

"해바라기"와 처음 마주 했을때 받았든 그 감동의 느낌을

2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스물 일곱살 애송이 화가의 눈에 들어온 고흐의 "해바라기"는

광기와 고통의 에너지 그 자체였다.

매마르고 까칠한 해바라기의 노란 잎들은

궁핖과 고독에  몸부림 치는 고흐의 절규처럼

가느다란 줄기에 메달린체 소리없이 요동 치고 있었고

덕지덕지 찍어바른 물감들과 뽀족한 도구로

선병질 적으로 긁은 자국들,

화병좌측 중앙에 삐뚜루하게 쓰여진 사인,

녹색과 청색으로 대비된 벽과 바닥,

대담하게 그어진 경계선, 쓰으윽 그어진 화병 테두리선,

자신과 세상에 대한 분노의 몸짖으로 쳐 바른 물감 덩어리의 생동감...  

이 모든 것들이 화집의 손바닥만한 사진을 통해

감상할 수 밖에 없었든 23년전,

그것도 가장 보고싶었든 그림을 눈앞에 두고  받은 감동의 충격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지금이야 수 많은 정보들이 초, 분을 다투어 오가고

마음만 먹어면 국 내외를 드나들며 언제 어디서든

훌륭한 작품둘을 만날 수 있지만 그 후론,

그렇게 까지 가슴 벅차게한 감동을 나는 느껴보지 못하였다.

감상에 젖어있는 사이 차는 오베르에 도착 하였고

우울하고 황량한 겨울 언덕 위의 오래된 작은 마을 공동묘지에

들어섰을때 아이비잎으로 뒤덮힌  

초라한 테오와 고흐의 무덤을 내려다보며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 졌다.  

돈과 권력을 향해 영혼을 적당히 팔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2002년 지금의 우리 현실이

1886년 빈센트 반고흐가 속해있던  현실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묘지앞에 펼쳐진 "까마귀 나는 보리밭"의 언덕을 바라보며

절망과 외로움 때문에 분열된 정신으로 옆구리에 방아쇠를 당기는

한 천재화가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상상하며

한참동안 숙연한 마음으로 안개비속에 서 있었다.



빈센트! 빈센트! 빈센트 반 고흐여! 외로워 말아라.

지금도 수많은 화가 지망생들 중 간혹 몇몇은

당신을 기리며 순수와 열정 하나로

당신이 걸어간 험난한 길을 가려하고 있지 않는가.

                                                                                               2002년 2월 어느날.
   夢中思索
     


Copyright 1999-2018 Zero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