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여행기
AHN CHANG HONG ' 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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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지겨운 비, 또, 비. (2) 200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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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뉴 델리역광장의 짐꾼들.하층 계급에 속하는 이들은
노력에 따라 끼니를 때울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27 일

택시로 델리 공항을 빠져 나오다.

작년에 맡아보고 처음인  후덥지근한 공기와 지린내.

너무 늦은 시각이라 선택의 여지없이 대충 숙소를 정하고

퀴퀴한 냄새나는 배게에 해골을 눕히다.

세계 도처에서 모인 얼마나 많은 피플들이

오물 통 같은 거리를 헤매다

이 베개에 땀에 쩔은 해골을 뉘었을까?

밤새도록 덜덜 대는 에어컨 소리,

그래도 더위보단 나으니 애써 잠을 청하다.


왁자지껄한 소음에 잠을 깨다.

델리의 아침은 소음으로 시작한다는 사실을 깜박 잊었든 것이다..

雨기에 걸맞게 빗님마저 오락가락,

일정에 없든 시간을 때우기 위해

힌두템플 한곳과 이슬람사원, 델리 현대미술관을 들리다.

비닐봉지를 뜯는 소, 긁적이는 개,  그에 못지않은 거지들.

한 푼이라도 얻으려 앞 다투어 달려드는 꼬마들,

 축축한 맨땅에 잠든 사람들,

이곳에도 희망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나 햇든 것일까?

가진 자들의 무관심. 반목된 굶주림, 절대빈곤.

나를 포함한 수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에서 무엇을 느끼고 가는 것일까?

해답 없는 회의와 의구심이 문득 자신을 난감하게 만든다.



28 일,

새벽1시, 좀더 쾌적한 환경으로 숙소를 옮겼다.

호텔이 새로 지은 건물이라 실내는 쾌적하나

짖어 되는 개 소리에 익숙해지기 위해 밤이 다 새도록 애를 써야 했다.

빗소리와 소음들 또한 잠의 발목을 잡는다.

아침끼니를 토스트와 커피로 해결하곤 거리로 나선다.

걸인들, 비, 바나나, 망고, 사과 몇알, 구운 옥수수,

점심=탈리, 탄두리



떨쳐지지도, 떨쳐 버릴 수도 없는 우울.

.


올더 델리,

소음, 매연, 남루함, 활기(생존을 위한?)

아이들에게 막대사탕을 나눠주다. 매연으로 인한 두통, 피로.

밤의 산책, 맥주2병, 생각의 불완전함,

야행성 동물 외의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게 어둠은  

침범할 수 없는 고유한 휴식의 영역이고 권리이건만

그것마저 팽개친 체 끼니를 구걸하는 이들(개, 소, 사람)의 대책 없는 굶주림,

그들의 굶주림을 바라보는 타성에 젖은 시선들.

이곳은 그들의 삶과 무관한 이방인들의 또 다른 성지,

여행자들의 고단한 순례지,

그들의 고달픈 삶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여행자들은 자신에게 변명한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삶은 누구에게나 다 고달픈 것"이라고…

"우리는 단지 여행자일 뿐"이라고,

어찌 해볼 도리 없는 이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다간

이 진창에서 단 한발자국도 앞을 내딛지 못할 테니까,

그러니 "이 불합리한 대륙의 모순을 난들 어쩌겠느냐"고,

혁명의 마음을 다지기 위한 여행이 아닐 바엔

이들의 불행을 마음에 담지도 말고 분노하지도 말라'고

, 올더 델리의 소음과 매연을,  똥 투성이의  물웅덩이를

맨발로 걸으며 생존의 촛불을 구걸하는 사람들을,

동전 한 닢에 생사가 달린 이 가련한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냐고.



   나이만큼 세상에 대한 의심과 불안이 ......(3)
   2006 여름 여행기 시작 / 왜 또, 인도인가? .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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