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작업노트
AHN CHANG HONG ' WORK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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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에 대하여. 2007/01/22
작업실은 섬 같다.

스스로 같힌 고립무원.

나를 내려 놓고 돌아가는 차 꽁무니를

흘깃 바라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몇 해 전

낚시하는 친구 따라 무인도에 갔던적이 있다.

나룻배가 넘실대는 파도와 싸우며

싣고 온 낚시꾼들을

여기저기  저마다의 섬에

어렵사리 내려놓곤

황급히 떠난다.

우리는  섬의 허락도 없이 주인이 되어

친구는 낚시를 하고 나는

낚아 올린 고기를 안주 삼아

소주를 몇잔 들이키곤

뚜렸히 바라보는 것도 없이

뚜렸히 생각하는 것도 없이

넋을 놓은 듯이 마냥 앉아있었다..

낚시를 하다 말고 친구가 묻는다.

“야! 이사라마 안 심심하냐?

낚싯대 하나 주께 함 낚아볼래?”

“…..으응…안 심심한데,

내 신경쓰지 말고 낚시나 해!”

“ 허 참!”

해가지자 어둠에 묻힌 밤 바다에

별이 쏟아져 내리고

갈매기의 날갯짓을 따라

푸른빛 새벽이 왔다 가고

아침노을에 반짝이는 황금물결을 해치고

다가오는 나룻배를 바라보며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하룻밤을

아쉬워한 기억이 있다.

스스로 선택한 고립 무원에서

오히려 안도하고 편안했든 시간들.

언제인가 이곳 북경의 작업실 문을 열면서

그때의 그 섬에 첫발을 내딛든

감흥이 떠 오른 것이다.

오늘도 그 섬에 첮발을 딛듣이

작업실로 들어서면

블라인드 사이로 비춰 든

아침햇살에 고립무원의 실내는

화안하고 따듯하다.

음악을 틀고 몽실이에게 밥을 주고

도시락 반찬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옷을 작업복으로 바꿔 입고

차를 마신다.

그렇게,

세상에서 고립되기 위한

담 쌓기준비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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