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작업노트
AHN CHANG HONG ' WORK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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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포알마흔한발장전 2007/01/16
우여곡절 끝에 1월 14일인 오늘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갈 모든 준비가 끝이 났다. 11월 29일 북경에 도착, 다음날로 시작한 작업실 내부인테리어 공사가 끝날 즈음에 마춰 가져올 수 있도록 화폭 틀을 주문할때까진 좋았으나 짜 놓은 계획들이 하나둘 꼬이고 늘어지기 시작하더니 겉잡을 수 없는 오리무중으로 빠져 든것이다. 화폭만 하더라도 틀따로 천쒸우기따로 밑칠 따로 각기 사람들을 구해야하는데  문제가 여간 복잡한것이 아니었든 것이다.

한마디의 말도 통하지 않는 생면 부지의 사람들과 이곳 생활의 방식 또한 전혀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터라 몇 번씩의 약속펑크에 처음엔 황당, 당황 그 자체였다. 일 테면 “예! 내일 아침 꼭 가겠습니다.” 혹은 “인부를 보내겠습니다” 라고 시간과 약속이 정해지면 다음날의 일 순서와 계획을 짜놓고 일찍 작업실에 나와서 기다린다. 해 질 때까지, 혹시하고, 늦은 밤 집에 갈 시간을 늦추면서까지.그렇게 종일을  헛된 시간으로 낭비하는 것이다. 황당한 마음에 화를 참고 다음날 통화를 시도하면 연락 두절 상태다 며칠후 어렵사리 전화가 연결 되면  “오늘 오후에는 꼭 가겠습니다.”라고 약속을 한다. 그리곤 함흥차사 이다.

그런일들이 몇번 겹치면서 하숙집 주인 녀석에게 통화를 부탁하기가 민망해 져서 결국은 일 자체를 포기하고 마는것이다. 그렇게 부 대끼면서 이곳 문화의 생리를 눈치 긁고 보니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라는 것을 아는 데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나 또한 경험적 본능으로 재빨리 마음을 고쳐 먹으니 앞이 보이지 않든 일들이 느릿느릿 꾸물꾸물. 기억을 더듬어 보니 한 달하고 15일만에 작업을 위한 모든 준비가 그럭 저럭 끝이 난 것이다.

어쩻든 그사이에 내 몽골로 여행도 다녀왔고 에스키스도 많이 쌓였고 강아지도 한 마리 구하였으니 이제 스을슬 작업만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오늘은 모처럼 음악도 쾅쾅 틀어놓고 마음의 여유를 즐긴다. 이번 주 말쯤, 작업을 위한 자료 수집차 난 징을 거쳐서 남쪽을 한 바퀴 휘익 돌고 난 후부터 작업에 매달릴 생각이다.

몇명이 달라붙어 땀을 흘린 보람으로 작업실 벽면에 튼 실 땡 실하게 쌓여있는 화폭들을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보무도 당당한 방위군 출신답게 늠름한 기상으로  대포알 일발을  장전하까? 마까? 하까, 마까?  속으로 초 읽기 장난을 한다.옛말에 하든일도 멍석깔아주면 멈춘다더니 큼직 큼직한 화폭들이 벽을 꽉 매우도록 차 있으니 마음이 갑자기 느긋해 지는것이다. 인간의 간사함이라니.

                                                                            대포알
                                                                    250 x 500cm 다섯알
                                                                    210 x 450cm 다섯알
                                                                    210 x 300cm 다섯알
                                                                    180 x 250cm 열알
                                                                    140 x 180cm 열알
                                                                    112 x 162cm 세알
   섬에 대하여. [2]
   무뇌우두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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