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작업노트
AHN CHANG HONG ' WORK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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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들이 2007/11/05
아슬아슬하게 버스를 탔다.
뛰어 오르느라 거칠어진 숨을 가라앉히고 난 뒤에야 비로소 차창 밖으로 눈이 갔다.
반쯤 닫힌 커튼을 젖히자 가로수의 샛노란 은행잎들이 가을햇살에 눈이 부셨다.
차창은 멋들어진 풍경을 수도 없이 갈아치웠다.
운전수는 익숙한 솜씨로 버스를 몰아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잘도 달렸다.
이른 아침이라 텅 빈 좌석들,
그 위로 비춰드는 창백한 아침햇살,
버스가 흔들릴 때 마다 적막감과 우울이 수족관 속에 담긴 물처럼 출렁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숨을 내 쉴 때 마다 조금씩 심장의 온기가 묻어나 왔다.
마치 우울의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감염이나 될 것처럼 조심스럽게 호흡을 하였다.
가로수의 은행잎들은 여전히 가을햇살에 반짝였고 차는 달려갔다.
   키다리안창홍
   수첩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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