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작업노트
AHN CHANG HONG ' WORK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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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0 촛뿔 집회에서 200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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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 부부와 나는 일지감치 인사동서 만났다. 부산식당에서 생태찌게 3인분을 시켜놓고 점심을 먹는다.박씨가 참치구이 1인분을 더 시키려 하자 박씨 아내가 음식이 남게되니 그러지 마라고 한다.박씨는 투덜투덜 구시렁구시렁 못내 아쉬워한다.혼자서 밥 먹을때가 많은 나로선 이야기 꽃을 피우며 먹는밥은 맛나고 즐겁다. 우리는 촛불집회를 기다리며 화랑가를 돌았다. 더위에 지친 우리는 어디 좀 앉을때 없을까하고 두리번 대다가 팥빙수 가게로 들어갔다. 박씨는 "마싯따"를 연발하며 팥빙수를 냉큼 비우고 나더니  어제빰에 뭘 했는지 꾸벅 구벅 졸기 시작한다.꼴이 영낙없는 노숙자 폼이다.  

최씨는 전날 과음탓에 약속시간을 훌쩍 넘겨서 나타났다.그래도 촛불집회에 힘을 보테기 위해 양평서 서울까지 먼길을 달려 온것이다.최씨와 합류하기위해 대각사앞에 서있는 동안 절 앞 넓은 마당엔 불교신자들이  수십명 모여서 이명박 규탄을 위한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출정식을 하는듯 난리들이었다. 다 종교 국가인 민주 공화국에서 어찌 정부 출범 100일만에 개신교가 국교인것 처럼 설처대며 타 종교인들을 모조리 적으로 만들어버린것일까.

약속장소로 나타난 최씨는 손에 들고있든 것을 머리에 눌러썼다. 안경이 달린 헬멧이었다. 갑자기 왠 헬멧? 하며  이 더운 날씨에 땀띠라도 나면 어떡허나 하는 근심과  궁금증으로 바라보는 우리의 생각을 알아첸듯  심각한 어조로 "경찰들이 물대포 쏠때를 대비해서 무장한것"이란다. 허기사 나도 운동화 끈을 졸라매고 마스크와 비옷까지 준비해 왔으니 최씨의 헬멧 준비또한 비슷한 마음이 아니겠는가.박씨 부부도 평소 답지않은 빨강색팻션이 궁금했었는데 나중에 야 그 이유를 알았다.해가지고 촛불 집회가 시작되자 복잡해진 사람들 틈사이에서  일어비린 일행를 찾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때  박씨가 내귀에다 대고  "이럴때 눈에 잘 뛰라고 빨강색 옷 입고 나온거지요" 하는것이었다. 아니 빨강색 펫션에도 이렇게 깊은 배려의 뜻이 숨어있을 줄이야....

시위문화의 형태가 바껴도 험청나게 바뀌었다. 25년전 최류탄 자욱한 연기속에서 콧물눈물 범벅되어 보도블럭 집어들든 거리 투쟁은 이제 전설이 된 것일까?  평화롭고 아름답고 싱싱하고 따뜻한 그리고 발랄하고 제치넘치고 명료한 요구방식.년령을 초월한, 심지어 미래에 태어날 배속아기까지 참여한, 모든 나이와 직업과 종교를 아우르는 폭넓고 수평적이고 두터운 연대감으로 이루어진 한마당. 권력자들의 경직되고 권위주의적인 대가리가 더욱 딴딴해 지고있는 사이 민중들의 수준은 놀랄만큼 성숙해진 것이다.도데체 수준의 이런  격심한 불균형속에서  명박대통령이랑 그 하수인들에게  5년간이나 나라살림을 마껴야할 일을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였다.  양희은이 무대에 올라 50만 집회자들의 보석처럼 반짝이며 흔들리는 촛불 앞에서 벅찬듯이 열창을 한다. 청와대 기와장이라도 날려 버리려는 듯이 아침이슬을 부르는 기세가 등등하였다.
   국민을 홍어좆으로 아는,
   통치? 빵과 서커스면 충분하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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