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작업노트
AHN CHANG HONG ' WORK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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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201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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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수리? 한 작업실은 익숙해 지고 나니 넓고 쾌적하고 집중도 또한 높아서 매우 흡족하다.


마음 다잡아먹고   작업실에 박혀 두문불출한지 벌써 여러 날이 지났다. 새로 개조한 작업실에서 이렇게 많은 시간을 보내며 그리기에 열중해보기는 작년 가을 작업실 공사 마무리 이후 처음이다. 여러날을 마음잡지 못하고 서성인 것이다.사실 돌이켜 보면 개인전을  치른후 작업을 새로 시작해야할 즈음이면 통과의례처럼 항상 겪어온 진통이면서도 이놈의 건망증때문에 늘 처음 겪는 일처럼 대응방법이 서툴고 혼란스럽고 괴로운 것이다.이번엔 또 다른 이유들 까지 겹처서 꽤 긴 기간 동안을 작업실 밖을 겉돌기만 한 것이다.

작업실 주위를 맴돌며 낭비한 시간들에 대한 이유 중 그럴듯한  핑계거리를 찾는다면   새로운 분위기에 대한 낯섦과 새 건축물 증후군에 대한 염려를 우선적으로 꼽아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작업실에 칩거 이후 평소 지병인 천식과 비염이 더욱 심해져서 고생하고 있으니까 염려가 현실로 나타나긴 한 것이다.벽면과 바닥의 칠 종류를 친환경적이고 인체에 무해한것으로 사용하였건만 별 수가 없는 모양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좀 고통스럽긴 해도 호흡장애로 헉헉대고 콧물훌쩍이며 화폭 앞에 엉덩이를 뭉개고 앉아있는 꼴이 스스로 생각해도 급하기는 어지간이 겁한 것이다.  

아침 나절 개들과 잠시 놀아준 뒤 눈부신 햇살과 신록의 풍경을 뒤로하고 작업실에 처 박히면 새벽녘에야 작업실을 나선다. 안개 자욱한 마당을 가로질러 침소로 향할 때는 비록 지친 육신이긴 하나 성취감으로 충만 된 마음 때문에 피로감 보다는 누워서도  작업계획을 새우며 이것저것 생각하느라 빨리 잠들지 못할까 바 걱정인 것이다. 수술 후 몸이 옛날 같지가 않아 밤을 꼬박 지새우고 나면 다음날 하루가 힘이 들기 때문이다.

며칠 전  점심밥을 먹고 돌아오다 단조로운 일과 중 사람과의 유일한 만남을 위해 후배집에 들렀는데  이야기도중 “형 이제 조수 한두 사람 써야 하는 것 아니야? 그것 때문에 나무랄 사람 아무도 없어” 한다. 귀에 익은 말이라 “그럴까?”하곤 웃어넘긴다. 사실 켄바스 밑 칠이며, 청소며 굳이 직접 하지 않아도 될 일이 많긴 한데 워낙 혼자 생활해 온지가 오래라 자신이 서질 않는 것이다.  까칠하고 까탈스런 비위를 맞추면서까지 붙어 있어줄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는 노파심이 마음먹기를 가로막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몇 해 전 수술 후  조수를 한번 둬보긴 했으나 모든 것들이 눈에 차질 않아 결국 6개월 만에 갈라서고만 경험도 있고 생산라인이 너무 양적으로 대형화되고 기업화 되어가는 작가들의 제작방식이 탐탁지 않기 때문이기도 한 것이다.

고뇌와 노동을 통해서 생산되는 작품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보는 이에게 감동을 줄 수가 있겠는가? 그러니 몸이 고닲프고 많은 시간이 걸리드라도 자신만의 노동력으로 때울수 밖에 없는 것이다.켄버스 밑칠 조차도 남손에 마낄수 없는 성격이니 어떻하겠는가.그러니 스치듯 지나가는 세월과 싸우며 부지런히 그려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작업실로 돌아오는 길섶 흐드러진 아카시아 꽃 향기가 화살보다 빠른 세월의 잔인함을 일깨워 주었다. 이 꽃들이 지고 나면 2010년의 봄은 영원한 이별인 것이다.  
   이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신바람난 봉달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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