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작업노트
AHN CHANG HONG ' WORK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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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이라는것은... 2009/07/09
벌써 보름이 넘었다. 마당이 엉망으로 들쑤셔지고 건축물 쓰레기가 나뒹굴고 조용하기만 하든 곳이 공사판으로 바뀐 지 어느새 보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눈만 뜨면 언제쯤 완공 되려나? 하고 작업실 공사 시작한 걸 반쯤 후회하며 날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지난 세월 동안 형편에 맞추어 조금씩 구조를 바꾸며 넓혀온 건물이라 그동안 쌓인 연륜과 분위가 벽을 타고 웃자란 담장이 넝쿨과 어우러져서  소박하고 아름다웠었다. 그 반면에 치밀하지 못한 수리로  겨울에 춥고 여름엔 덥고 습기 많고 들쑥 날쑥 각기 다른 높이로 나누어진 실내 바닥 때문에 넓이에 비해 공간 활용도가 낮아서 몇 년쩨 고민을 하다가 뭉개버리고 다시 짓겠다는 결심을 한것이다.

급한 성격에 무슨 일이든  앞뒤 생각없이 먼저 벌려 놓고 별 탈 없이 잘 수습해 왔는데  이번 결정 만큼은  후회가 마음을 누른다. 이유인즉슨 공사자체를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외형이 너무 거창해 보여서 전체 설계결정을 후회하는 것이다.  도면만 보았을 때는  겉으론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실내공간은 넓고 시원해 보였으나 막상 건물이 서기 시작했을 땐 나의 상상이 여지없이 무너진 것이다. 그것은 나의 불찰이었다. 설계도면을 보고 실제크기로 상상해보는 것을 빼먹은 것이다. 순전히 나의 경솔함으로 인해 빗어진 일이니 누굴 탓해 볼 수도 없는 일이다 . 공사를 맡은 이는 완공되고나면 지금 모양과는 다를테니 걱정말라며 나를 위로한다. 그말을 믿어볼 수 박에...

오래 전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서울 언저리를 찾아 해매다 우연히 이곳까지 와서 터를 잡곤 우여곡절 끝에  마을 사람들과 작업실을 짓고 생활을 시작한지 20년,  숱한 그림들을 그려 내는 사이 물감들로 얼룩진  바닥의 흔적들을 깡그리 없애버리는 짓을 도저히 할 수가 없어 몇날을 고민하다 내린 결정이 조금씩 넓혀간 내부 중 맨 처음 깐 바닥과 벽체를 손대지 않고 공사를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물론 일하기가 훨씬 까다롭고 공사비용도 더 들지만  건축업자는 내 마음을 움직여 보려 설득하는 일을 결국 포기하고 일을 시작한 것이다.

짖는 방식을 굳이 설명하지면20년전  처음 지은 작업실 앞쪽으로 달아낸 건물을 뭉개버리고 그자리에 새로 짓는 건물지붕과 벽이 뒤로 뻣쳐 허물지 않은 건물을 덮고 감싸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을 시킨 것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건물안에 또하나의 건물이 들어앉은 셈이다.그러니 실제 사용면적보다 더 커지고 지붕 또한 더 높아져 버린 것이다. 동네사람들도 날 만날 때 마다 인삿말이 “안씨! 뭘 그렇게 멋지게 짓고 이서요, 별장 만들어요?“다. 그런 말을 들을 때 마다 높이 치솟은 작업실 벽체를 바라보는 마음이 더욱 불편해지는 것이다. 집이라는 것은 겉보기에 위압적이지 않은 것이 좋고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아야 하는데 걱정인 것이다.
    저무는 한해의 아쉬움 탓일까?
   무겁고 우울한, 긴 터널 같은 복도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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