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작업노트
AHN CHANG HONG ' WORK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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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 영화동의 밤 2004/05/16
꼬불꼬불 산길을 돌아

해질녘에 군산에 도착 하였다.

오는길 차창밖으로 아무 쓸모없는 작고

늙은 산들이 어찌 그렇게도 많은지.

그 산비탈에 스러질듯 허기진 집들.

그 속에  주름투성이 삶에 지친

얼굴들이 떠 올라 황급히 눈을 뜨면

저 멀리 피빛 노을이

외로운 여행자의 가슴 가득히 고여든다.

서울을 떠나 오랜시간을 달려온

군산은 양놈 꼬시는 술집 네온들이

어둠 속에서  병든 창녀의 허벅지 처럼

창백하고 슬프게 빛난다.

군산 택사스 영화동의 1991년

2월 24일의 밤 9시는 너무 쓸쓸하다.

나도 한잔 취하여 양공주 품에나 안겨볼까 싶다

빨간 고추전구와 작은방 가득한

싸구려 향수냄새.

병들고 지쳤어도 따뜻한 채온의 살갗

루즈냄새 그리고 지친음부.

통속적이고 슬픈 과거 이야기.

그리고 포근하고 긴 잠.

화살같이 빠르고 덧없는

우리들의 삶 속에

도덕, 윤리 따위의 음산한 낱말들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허깨비같은 그림따위가 나의 삶에

무슨 의미를 준단 말인가?

밤 하늘에 파랗게 얼어붙은 별들과

창백한 네온 불빛이 무어 다를게 있단 말인가?

그속에 지친 음부 하나를 밑천으로 살아가는

양갈보와 내가 뭐 다를게 있단 말인가?



                                            1991.2.24.

    "..........." [3]
   이른 새벽 창가에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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