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작업노트
AHN CHANG HONG ' WORK NOTE


회원가입 로그인
    이른 새벽 창가에서 2004/05/14
어슴프레한 새벽빛이 창 앞에 있다.

창문을 여니 아직 잠에 취한 거리가

부드러운 빛속에 쌓여 고요롭다.

불을 켜고 책상앞에 앉아 어제 그리다만

그림의 배경문제를 생각한다.

편안히 잠들어 있을 아이들 얼굴과 마누라 얼굴이 떠오른다.

창밖을 본다.쩨각거리는 시계소리,토닥거리는 빗소리.

창문을 타고 흐르는 빗방울.책꽂이에 잘 정돈된 책들.

고요하고 푸른 거리.

모든것들이 새삼스레 눈앞으로 닥아온다.

지금쯤 신문이 왔을까?

다시 어제 그리다만 그림의 배경문제가 떠오른다.

어떻게 처리할까?

갑자기 멀리서 확성기 소리가 들린다.

예비군 비상소집을 알리는 소리같다.

큰놈이 일어나 잠들깬 목소리로 "아버지 뭐하노" 한다.

세상의 모든것들이 조금씩 잠에서 깨어나 꼼지락 거린다.

마누라 목소리, 방문 여닫는 소리.

아직 둘쩨놈은 조용하다.곧 깨어나 공부하는 큰놈을 괴롭힐 것이다.

달덩이같이 희고 둥근 얼굴로 콩콩콩 마루를 뛰어 건너

내 품으로 날아 들것이다.그리곤 "아빠 일찍 일어났네"라고

할 것이다. 멀리 두부장수 짤랑거리는 종소리,자동차 소리,

창밖은 이제 아침이다.

어느새 어제같은 일상으로 돌아와 있다.

다시 어제 밤에 지나왔던 골목길을 되돌아 나가

마치 꺼꾸로 돌리는 영사기 처럼

오늘이, 어제같은 오늘이 시작 될 것이다.

달라지는것이 있다면 그것은 어제 그리다만 그림의 배경일 것이다.

                            
                                                                        1985.6.2 아침.
   군산 영화동의 밤 [3]
   제1회 부일 미술대상 수상소감 [3]
     


Copyright 1999-2018 Zero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