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작업노트
AHN CHANG HONG ' WORK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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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의 뜨락에서... 2004/05/04
귀를 간지럽히는 온갖 벌레 소리들,

초록 수풀 사이를 나풀 거리는 별박이세줄나비와 노랑나비,

쥐똥나무 잔가지 사이를 후루룩 후루룩 나르는 박새 날개짖 소리,

배추흰나비 애벌레 나뭇잎 갉아먹는 소리.

아작 아작 풀무치 씹어 삼키는 사마귀 소리,

두눈박이 쌍살벌 꽁꽁 묶어놓고 너무 기분이 좋아 왕거미 줄 퉁기는소

리,

지익 지익 늦털매미 울음소리,

귀뚜라미, 여치 날개 비비는소리,

진딧물 궁뎅이 단물 받아 삼키는 개미 목에서 나는 소리,

고추잠자리 암수 성기 비비는 소리,

하루살이 숨 넘어가는소리,

작업실 유리창에 머리 박고 떨어지는 오목눈이 두개골 부서지는소리,

열나게 전리품 실어 나르는 일개미 발자국 소리,

소나무아래 몰락한 개미왕국,

사지짤린 개미들의 비명소리.

장수하늘소 참나무 갉아먹는소리,  

네점박이 노린제가  바늘같은 주둥이를

보라금풍뎅이 갑옷 사이  겨더랑이 속에 깊이 박고

쭈욱 쭈욱 체액 빨아먹는 소리.

두더지 삽질하는 소리와 그로부터 필사적으로 도망가는

지렁이 가쁜숨소리......

2002년 여름, 따가운 뙈약볕 아래  나의 뜨락은 이렇게

살아있는 모든것들의 치열한 삶의 에너지로 가득하다.


   제1회 부일 미술대상 수상소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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