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작업노트
AHN CHANG HONG ' WORK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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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심듯이, 마음을 묻다. 201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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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모종들이 뿌리내리기를 하고있다.



오늘도  꽃밭 가꾸느라 종일 바빴다. 널찍하게 맹그러 논  꽃밭 위에  퍼질고 앉거나 엎드려서 꽃모종을 심고 거름을 주고  흙을 토닥이고  물주기를 반복하는 동안 마음은 무상무념의 상태에 빠져든다.간혹 굳은 허리 펴며 심호흡이라도 할 때라야 비로소  정신이 돌아와 제자리를 찾고 내가 나임을 인식한다.마당에 꽃밭을 만들기 시작한후  작년 겨울부터 가슴구석에 아예 터를 잡고 앉아 마음을 괴롭히든  분노의 응어리와 자괴감으로부터 벗어나 나도 모르는사이 마음이 편안해지고 있음을 우연히 깨닫게된 것이다.  

처음, 꽃밭을 만들기 위해 흙을 퍼 나르기 시작할 땐, 오래전 부터 늘 그려보고 싶었든  정원을 만들기 위한 나름의 준비과정으로 무심히 시작한 일이었고 이렇게 오래도록 시간 끌면서까지 해야할 일이 아니었으나 마음속 응어리의 사슬로 부터  자유로와진 원인이 노동에 있다는것을  깨닫게 된 이후부터는 눈뜨기가 무섭게 마당으로 달려나가 꽃밭 만들기에 매달려 살고 있는 것이다.흙을 퍼 날르고 화묘를 심는 동안 나도 모르는 사이  작년 대선 이후,도저히 극복될것 같지않든 울분도 함께 꾸욱꾹 눌려서 묻고 또 묻었든 것이다.

그렇게 마음의 평정을 찾아 꽃밭 을 만들고 상념 묻기에 매달리기 시작한지가 어림짐작으로 두어 달 가까이 되었을 것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그렇게 화묘 심기에 열중한 덕분에 어림짐작에 구근과 모종을 수백 포기는 족히 심었을 거다. 거의 필사적으로 흙 바닥에 코를 박고 살았으니 쯔쯧.오늘도 땅거미가 내려 안고서야 굳은 허리를 펴고 연장들을 챙겼다.

투자한 시간과 노고에 비해 시야에 들어오는 꽃밭 모양새는 볼폼이 없지만 아직 뿌리조차 온전히 내리지 못한  어린 모종들이고 깊히 묻힌 구근들도 땅 속에서 싹을 티우려 애쓰는 중일테니 부지런히 거름도 주고  정성껏 보살피며 몇해를 지나다보면 꽃밭은 연륜이 쌓일테고  무성하게 잘 자라준 꽃들이  한테 어우러져서 철마다  피고지며 아름다운 정원으로  변해있을 것이 분명하니  당장 눈에 들어오는것만 보고 졸갑증낼  일이 아님을 나는 잘 알고 있다.시골에 들어 온지 24년. 그 동안 이곳에서 배운 게 있다면  기다림과 인내심,  자연의 정직함에 대해서일  것이다. 자연을 상대로 목적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원칙과 수순을 지키며  인내해야지 결코 원칙을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실, 그 교훈은 우리의 삶과도 바로미터로 맛 닿아 있지 않은가.그러나 우리 사회의 원칙과 정직은  불이익의 대명사로  변한지 이미 오래, 변칙과 술수가 성공과 출세의 지름길이 되어버린   이 사회가 나의 삶을 에워싸고 있는 현실이라면, 그 현실이 아무리 끔직한 진흙탕 오물 구덩이라도,  내가있어야 할 곳은 당연지사 그곳이 아니겠는가.그러니 엄살그만 떨고   아귀다툼의 세상 속으로 뛰어들고 볼 일인 것이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썩어 문드러지든, 나의 존재이유를 찾을 곳은 그곳뿐이니까. 
   너는,
   내 이름은 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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