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작업노트
AHN CHANG HONG ' WORK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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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름은 검정 2013/03/06

내 이름은 검정

                                        2013.3.6. 안창홍

내 이름은 검정.

나는 검정이어서 우울하다 .

나는 깊고 어둡다.

나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리고 당신들은  나를 거부하지 못한다.


나는 모든 것을 흡수한다.

나에게 있어 섬세함이란

포옹과 어루만짐, 뒤덮음이다.

이 세상의 모든 번뇌와 욕망은

내 가늘고 차가운 검은 손가락 끝으로 녹아든다.


나는 자신을 눈에 띄게 드러내는 법이 없다.

나는 다른 모든 색깔과 그림자, 혹은

외로움조차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그 모든 것들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나의 검은 품속에서는

반짝임도,

타오르던 열정도,

날아오르든 새들의 날개짓마저도 잦아들고

심장의 박동마저 기어코 숨을 죽인다.

  

나를 보라!

산다는 것이 얼마나 끔찍하고 가혹한 형벌인가.

나로 인해 어둠에 덮인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 또한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나는 사방에 있고

희망과 새 삶은 내 손 끝에서 사그라들고

모든 것은 어쩔 수 없이 나에게로 끌려온다.

나’ 를’ 저’ 주’ 하’ 라'

  

아. 검정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가혹한

고통의 저주인가!

 
   꽃 심듯이, 마음을 묻다.
   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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