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작업노트
AHN CHANG HONG ' WORK NOTE


회원가입 로그인
    북경엔 별이없다. 2006/12/25
북경으로 작업실을 옮긴지 그럭 저럭 한 달이 다 되었다.

이젠 하숙집생활에도 어느 정도 적응되었고 메케한 북경의 공기에도 적당히 적응되었고 넘

쳐나는 시간을 버티는데도 이력이 났다. 하숙집과 작업실까지의 자전거 길도 알아놓았다.약

13km의 거리인데 자전거로 다니기엔 적당한 거리란다.도로마다 자전거길이 완벽하게 가 추어

져 있으니 타고 다녀봄 직해서 날이 좀 풀리면 시도해볼 참이다. 며칠 전에는 아름 아름으

로 개도 한 마리 부탁해 놨으니 가서 보고 똘똘한 놈이면 작업실에서 키워볼 생각이다. 이

곳에선 개 구하기도 쉽지가 않다. 혼자 생활할 것을 대비해서 어제는 제래 시장 한국 식품

점도 알아놨다. 작업실도 내부 인테리어가 다 끝났으니 가서 청소하고 화구들 정리하고 작

업에 들어갈 준비를 하면 된다. 처음엔 좁은 땅에서 사는 사람의 정확하고 똑 부러지는 체

질답게 이늠들의 불확실하고 느려터진 방식이 이해가 잘 안되어 속에 천불이 났었지만

느긋이 지내다 보면 언젠간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인내심을 키웠더니 정말 이곳에만

존재할법한 느슨한 해결사인 시간이란 놈이 느릿느릿 내게 필요한 것들을 죄다 해결해준 셈

이다. 이곳에는 차나 사람이나 신호등은 그냥 악세서리쯤으로 취급한다. 차가 아무리 달려

와도 무단횡단을 하는 주재에 빠른 걸음으로 걷는 법이 없다. 차도 마찬가지다. 아무 곳에서나

휘익휘익 돌려 대기일수인데 차가 정면에서 달려와도 느릿느릿 천천히 핸들을 돌린다. 작업

실 벽과 바닥 페인트 칠하고 형광등 달고 화장실 칸막이 하는데 한 달이라니 그것도 열명쯤

의 인부가 붙어서 종일을 일하는데도, 그런데 정말 익숙할 수가 없는 것이 하나 있다. 해

를  거의 볼 수 없는 것까지는 참을만한데 근 한달 동안 단 한차례도 별을 보지 못하였다.

해가 지고부터 해가 뜰 때까지 그의 매일 창 밖을 내어다 보며 살펴도 단 한번, 단 하나의

별도 보지 못한 것이다. 깊은 밤 옷을 껴입고 아파트 광장으로 나가 아무리 밤하늘을 올려

다봐도 북경의 밤하늘엔 별이 없다. 하도 답답해서 어젯밤엔 하숙집 주인에게 물었다

“신일아! 그 왜 있쟈나, 별 말이야 별! 이곳 하늘에는 별이 안떠냐?”

“별? 별요? 아….. 그거요! 안 떠요. 여기서는 못 봐요. 우리고향 장 백산 쪽에 가면 너무

많은데 여기는 없어요”

“아예 떠질않냐?”

“그..렇..다고 볼수 있쬬, 왜요?”

“아..아니다.”

오늘은 차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쏟아질 듯이 가득한 별 밭을 올려다 보든 양평 작업실

이 그립다.
   오늘,
   음.
     


Copyright 1999-2020 Zero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