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작업노트
AHN CHANG HONG ' WORK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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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피에서 2015/11/20
함피에서'''''

눈이 부신 포도 위엔
더위에 지친 개가 어슬렁대고
어둑한 실내천정엔
실링팬이 느릿느릿 빙글 빙글.
낡은 스피커에선
애코먹은 기타소리
잠에 취한 듯
꿈에 취한 듯
그리운 모든 것들이
환생 한 듯 나풀나풀
나비처럼 춤을 춘다.
샛노란 현기증!
꿈이면 어떻고 현실이면 어떠랴!
바다처럼 출렁이는 이 그리움!
어떠한 역경도
그리움보다는 힘들지 않아
어떠한 고난도
그리움보다는 사모 치지 않아.

포도위에 쏟아지는  하얀 햇살.
뱀의 허리처럼 차가운 시간은  느릿느릿
땀에 젖은 가슴언저리를 기어올라
열기로 팽창한 심장 위에 똬리를 튼다.

삶은
사모치는 모든 것들을 묻어두는 시간의 퇴적층.
생은
그 퇴적층의 팻말 위에 이유를 새겨 넣는 일.
삶의 여정은 지쳐 쓰러질 때까지
영혼을 학대하는 일.
갈갈이 찢기 울 때까지 채찍질하는 일.

가슴 위에 드리워진 차갑고 긴 뱀의 그림자
창백해진 심장을
마리화나의 혓바닥이 온기로 적신다.
황홀 감이 부드럽게 스며든다.
솜사탕보다 달콤하고
손 난로보다 따스한 마리화나의 혓바닥.
넘실대는 자유여!

나풀대든 나비는 바닥에 내려앉고
쏟아지는 햇살에 피어 오르는
비늘가루.
다시, 나른하고 달콤한 음악.
어둑한 천정 위에선
반세기는 살아왔을 법한 늙은 실링팬이
신음하듯이 끼 이익 끼 이익
작은 소리로 울고 있다.

2007년 12월 29일 남인도 함피의 어느 카폐에서
   좋은시
   작업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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