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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한 진실’을 둘러싼 세 이야기/심 상 용 · 미술평론가 2013/05/25


글|심 상 용 · 미술평론가, 동덕여대 큐레이터 전공 교수

안창홍의 ‘불편한 진실’은 무엇인가? 문신한 남자, 농부, 백화점 직원의 정면을 응시하는 도전적인 시선인가? 그러한 ‘응시’란 자주 혁명의 내재화된 반흔일 것이므로? 관자에겐 성(性)적 반응을 유발코자 과도하게 노출된 성기(性器)들의 퇴폐적 동기가 원인일 수도 있다. 아니면 생식기의 반문명적 속성이, 그것도 제법 비중있는 상업 갤러리, 곧 제도권 예술 체계의 중심에 위치한 가나아트센터를 점령했다는 데서 비롯되는 사회학적 불편함일까? 최태만에 따르면 안창홍의 ‘가공되지 않은 몸’은 우리의 허위 의식에 대한 일종의 냉소다. 그렇다면 가나아트센터에서의 이 정갈한 디스플레이와 세련된 공간 연출이 그 ‘허위 의식에 대한 냉소’를 뭔가 거창해 보이는 예술로 되돌려 보내는, 또는 재가공하는 역설의 과정이 정작 불편한 진실의 내용일 수도 있지 않을까? 불편한 진실에 대한 또 하나의 해석은 이렇다. ‘사실적이고 노골적인 누드’ ‘육체의 즉물성’ ‘현실적인 몸’ ‘삶이 숨김 없이 각인된 견고한 몸’…. 이런 몸에 더해 저돌적인 포즈와 표정이 ‘소시민적 삶의 불안과 공포로부터 해방된 당당함’의 신체 언어인데, 바로 이 견고한 몸, 해방을 재현하는 포즈, 당당한 시선으로부터 진실을 고발하는 불편함이 초래된다는 것이다.(최태만) 이 정도면, 안창홍의 불편한 진실은 개략 서술된 것이 아닐까?
하지만 언급되어야 할 불편한 진실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안창홍의 ‘가공되지 않은 몸’, 신체의 당당한 해방성을 강조하기 위해 동원된 일련의 서사기제 안에서 목격되는데, 아틀리에 바닥에 쏟아진 물감통과 이리저리 널려 있는 물감튜브들이 그것이다. 보시라. 강인한 신체와 엎질러진 물감, 저돌적인 포즈와 흐트러진 붓 그리고 물감튜브 사이에선 극적인 대비가 존재한다. 더 나아가 문신한 남자의 자부심인 듯 노출된 성기에 비해, 회화는 한낱 배경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남자의 뒤로 물러나 있다. 신체의 서사, 성기의 드라마가 진출적인 반면, 회화는 고작 배경 장식으로 후퇴 중이다. 특히 그것들(회화들)이 모두 뒤집어져 있다는 사실이 비중있게 지적되어야만 한다. 정면을 향하는 것은 이미지가 그려진 앞면이 아니라, 십자형 나무틀이 앙상한 뼈대처럼 드러나 있는 뒷면이다.
배경에 지나지 않는 회화, 뒤집혀진 회화, 아무것도 보여 주지 않고 말하지도 않으며, 단지 존재로서만 의미를 입증할 뿐인 회화. 이렇듯 여기서는 모던 회화론의 핵심을 조롱하고 있다. 이야말로 안창홍의 회화가 우회적으로 들춰 내는, 퇴락한 회화의 가난한 진실이 아닐까! 게다가 안창홍의 회화는 뒤집히고 배경에 지나지 않는 캔버스와 엎질러진 물감, 바닥에 이리저리 굴러 다니는 붓과 물감튜브로 구성되는 퇴락한 회화 담론에 의해 그 극적인 효과를 담보받고 있다. 정작 가난한 회화의 알레고리에 의해 회화적 서사의 존립이 허용되는, 이 모순이야말로 안창홍의 불편한 진실의 한 내재적 단면이 아닐까?
   <발:견/發:見/micro:scope>/ 이진명
   표정의 무대 /글: 베레나 알 베스-리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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