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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홍 평론모음
AHN CHANG HONG ' CRITIC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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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창홍 <생의 날 것을 담아낸 사진: 쿠리에서 고비까지> 김미진(전시기획&비평) 2012/03/01
                                  
                                
                                  
시대와 동행하며 비판의식을 강렬한 형상으로 표현하는 화가 안창홍이 사진전시를  한다. ‘안창홍-쿠리에서 고비까지’ 라는 제목으로 작가가 그림을 그리기 위한 드로잉, 에스키스, 영감이라는 선험적 작업의 형태로 여행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십여 년 전부터 그는 일 년에 한 두 차례 씩 해외여행을 거의 빠짐없이 다녀왔다. 사진에 등장하는 장소로 쿠리는 인도의 자이살메르의 인접 작은 마을이며, 고비는 몽골의 고비사막 주변으로 작가가  자주 방문했던 곳이다.
사진은 19세기말에 발명된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예술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것은 무언가 기록하고 수집하는 것에서 부터 창착의 방식까지 예전시대의 연필, 메모, 드로잉의 영역을 대신하고 있다.
안창홍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의 매체를 사용하지만 특히 사진을 많이 이용하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카메라 만지기를 좋아했다(견고하면서도 세련된 몸통과 스스로 지능을 가진 듯이 보이는 탐미적이고 반들거리는 눈알)물론 사진 찍기도 좋아했다. 궁핍과 절친한 관계이던 젊은 시절에도 제법 값나가는 카메라(그땐 카메라가 재산 목록에 들어갈 만큼 귀한 시절이었음)를 어렵사리 장만하곤 여기저기, 이것저것 열심히 찍어댔었다. 나름, 예술혼으로 폼 나게 찍어 놓은 것들도 더러 있었다.”

화가 안창홍이 사진전을 개최하는 것은 다소 뜻밖이라 할 수 있으나 “나의 작품들도 사진과 연관되어 있거나 사진을 이용한 것들이 많고, 마음 한편엔 기술적인 것과 예술적 내공이 다져진, 내 방식의 연출로 빚어낸 탄탄한 사진들을 모아서 전시회를 하고픈 욕구가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그 바램과는 전혀 다른 맥락의, 정말 예기치 않던, ‘사진’전 -쿠리에서 고비까지-를 이번에 열게 된 것이다.” 라고 의도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그의 사진은 지금까지 소시민들의 실존적 삶을 그려낸 회화와도 연결되며 그의 작품세계를 쉽게 이해하게 하는 빠른 소통의 통로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항상 카메라를 가지고 어디든지 가서 만나는 대상(자연, 사람, 동물, 건물, 기후)에 대해 본능적이며 즉각적 감각으로 탐색된 시각적 순간을 잘 포착해 낸다.
평소에 해왔던 회화작업이라는 완성된 자신의 매체를 탄생시키기 위해 존재의 끝까지 내려가 보는 고통을 겪는 시간이 아니라 자유롭게 다니면서 즉흥적으로 만나게 되는 순간을 붙잡는 사진은 감각적 유희로서 행복한 작업이었으리라 짐작한다. 수많은 셔터를 눌러대며 얻은 사진 모두가 만족한 결과는 얻지 못한다. 그러나 그 중에는 작가자신의 감흥과 기계와 대상이 일치되어 만들어진 자유롭고 초월적인 장면들이 있다. 이렇게 우연과 필연이 적절하게 일치된 순간에 바로 예술작품이 탄생되는 것이며 많은 이들의 감동을 얻게 된다. 사진전문가가 볼 때 기술적 부분은 미숙할지 모르나 장르의 정통성을 벗어나 작가가 다루는 매체의 일부분으로서 더욱 예술성은 획득될 수 있다.    
안창홍은 찍은 사진을 컴퓨터에서 저장하고 선별하며 수정작업을 거치는 과정에 그의 그림 속에 자주 등장하는 나비를 그려 넣는다. 나비는 세상을 만나는 작가의 유목적 사고의 상징이며 보는 이들까지 투영 하며 시공을 연결하고 초월하는 자유로운 존재로서 역할을 한다.

산업사회 이전의 모습에서부터 근대화의 과정 속에 있는 쿠리와 고비의 풍경은 과거를 간직한 장소로서 기계와 물질중심의 세련된 삶을 살아가는 현세대에게 잃어버렸던 낭만적이며 인간적인 감정을 불러들인다.
낡고 고즈녁한 건물 사이의 작은 광장에서 놀다가 마주쳐 정면을 바라보는 아이들에게서 경쾌한 웃음소리와 강렬한 호기심을, 소시민들의 골목을 심각하게 걸어가는 남자에게서 삶의 고뇌를, 길에서 가방을 베고 편안히 곤히 자고 있는 노인에게서 인생의 해탈을 느낄 수 있다. 우리 모두는 나비가 되어 그들의 삶 깊숙이 들어가 일직선의 연속성 있는 시공간과 감각으로 공감하고, 몰입하게 된다.
그는 인물들의 굴곡진 인생의 파노라마를 흑백의 강약으로 조절 표현하여 적절한 시기의 삶에 대한 에너지와 향기를 담아내고 있다.

가난하고 못살았지만 순진한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는 단체사진들과 화려했던 왕족들의 옛 사진들의 경우는 빛바랜 색채로 아련하고 아름다웠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색깔을 더욱 드러나게 하는 포토샵으로 짜릿하면서 생생한 순간을 기록하고 있는 사진들도 있다. 몽골사막에서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낡은 파란색 트럭에 낡고 오래된 물건을 소중히 실고 막 올라타는 청년, 일렬로 세워놓은 안료덩어리들, 화려한 색채의 천, 적과 청색이 칠해진 골목안 사람들은 색면추상화가 되어 그 자체만으로도 원시적이며 신비한 생동감을 드러낸다.      

변화의 징조를 머금고 있는 하늘과 땅, 그리고 빛과 그림자의 강한 대조를 만들어내며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공간을 보여주는 원근법으로 포착된 사원의 기둥, 대지에서 발견되는 썩어가는 짐승,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나비 떼들은 죽음, 신, 우주의 영역을 넘나들며 생사의 감각적인 인상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오지이기 때문에 여행은 호기심뿐만 아니라 두려움, 불편함, 환상, 낯섦 등 다양한 감정의 교차와 함께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나비가 된 작가는 “인내심과 절심함 없이는 감히 근접할 수 없는 가치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자기성찰과 깨우침, 경이롭고 찬란한 고대 문명들, 척박하고 광활한 대지의 숭엄함, 사막여우, 쏟아지는 별들, 눈만 감으면 선연히 떠오르는 보석처럼 빛나는 시간들이 지금 이순간도 내 손목을 잡아끄는 것이다. 내 영혼의 한 부분은 언제나 그 곳에 있고 다시 그곳으로 날아가기를 꿈꾸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라는 아름다운 글로도 여행의 경험을 들려준다.  안창홍은 앞으로도 ‘생의 날것’을 찾아 떠날 것이다. 새로운 환경이 주는 가시적인 힘과 화가로서 축적된 내면의 감각이 마주치는 순간을 찍은 사진은 우리에게 잃어버린 유토피아로 안내해 주리라 기대한다,              








   안창홍의 사진_회화/고충환 (미술 평론가)
   심연(深淵)을 들여다보다./강수정/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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