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평론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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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한 진실 /김미진 2011/03/10
이 시대의 소시민적 인물을 본능과 직관이 함께한 시니컬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시선으로 회화작업을 하고 있는 안창홍은 <불편한 진실>이란 테마를 걸고 작가의 작업실이나 실내에서의 인물누드화와 데생들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실존에 대해 수 십 년간  자신만의 개념과 조형언어를 꾸준히 탐구해 온 작가는 이번전시에서 철학과 표현방식이 일치된 자신만의 당당한 스타일을 구사해 내는 작업들을 보여준다. 회화성보다는 사회적 기능을 강요한 <불편한 진실>이라는 전시 제목 때문에 그의 작품을 다양한 각도로 이해하는데 약간은 방해를 받았다.

대형 화면 안에는 작가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 모델로 등장하고 있는데 그들의 눈빛, 인상, 문신, 단련된 신체가 예사롭지 않게 살았던 그들의 삶을 짐작하게 한다. 발가벗은 인물은 텅 빈 배경에, 혹은 죽은 파리와 쥐가 있는 작업실에서 정리되지 않은 사물들과 함께 베드 카우치에 앉거나 누워 있다. 덧없는 죽음과 더럽거나 불편한 현실에 대한 알레고리보다는 우리를 향해 똑바로 보고 있는 인체의 시선이 너무도 강해 얼굴을 돌리고 싶은 기분이 든다. 일상이 더 드라마가 되고 있는 현실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안창홍의 힘차고 거침없는 평평한 직선 터치는 내면에 강한 에너지가 들어있는 사실성으로 일치하며 표현되고 있다.

특히 2010년에 제작된 <베드 카우치 8>은 영상작업처럼 공간을 입체적으로 장악하며, 강렬한 잔상을 남긴다. 중앙의 인물이 주인공이 되고, 주변에는 오브제들이 조연이 되어 그들 각자는 다른 시점으로 배치되어 공간적 차이를 보여준다. 그것은 마치 카메라가 옆으로 한 바퀴 돌아가고 이어 위에서 누드를 향해 내려다보며 확장되는 앵글 같은 영화적 시간을 경험하게 한다.  


그리고 관찰자의 시선과 화면 안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여성과의 눈은 서로 만나 의식적 소통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가슴과 음모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여자는 단단하게 굳은 인형 같은 무표정한 얼굴 가운데 강렬한 눈 빛  으로 인해 외설이 아닌 실존의 숭고함으로 다가온다. 뿌려진 물감자국, 나둥그러진 물통, 이젤의 가는 다리만 보이는 작업실 풍경은 쉽지 않은 범사를 사는 인생에 대한 작가의 연민과 열정을 담아내고 있다. 안창홍은 개개인의 일상조차 물화되고 박제화 되어가는 이 시대에 단 하나의 작은 부분- 인물의 살아있는 시선-으로 실존과 회화성을 붙든다. 그의 전시는 동시대 젊은 작가들의 냉정하고 가볍게 표현하는 방식이 아닌 회화사의 계보를 있는 모더니스트의 비극, 숭고, 정신이라는 예술적 본질을 만나게 된 좋은 기회였다.      

성스러운 최고의 권력자인 교황에게서 인간의 고뇌를 그린 벨라스케스와 인간에서 고기 덩어리를 그린 베이컨의 역사성을 연계하며 안창홍은 소시민의 삶을 한국적 로컬시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마네의 인물에서처럼 텅 빈 배경, 세잔느의 시선, 잭슨 폴록의 야성적 계보를 이르며 회화본래의 이미지 환상이 아닌 실존적 사실을 그려내고 있다. 그의 회화는 정면에서 혹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작가와 관객의 시선이 일치되어 신의 영역을 엿보며 작품 속 인물의 시선과 마주하게 한다. 그리고 한편의 영화를 보 듯 그들의 삶 전체가 생생하게 우리의 감각으로 달려들며 파고든다. 안창홍의 그림 속 도발적 불량함을 갖고 당당하게 서 있는 일상의 주인공들에게서 나는 시리도록 아름다운 삶을 본다.
   심연(深淵)을 들여다보다./강수정/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3]
   누가 몸의 진실에 대해 말하기를 두려워하랴/최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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