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 똥







안창홍 평론모음
AHN CHANG HONG ' CRITIC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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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창홍 정복수 2인전에 부쳐 2007/ 김진하 2010/05/14
이번 전시 안창홍 사진작업의 모티프는 기억이다. 그의 유년기와 비례할 정도의 시간성을 가진 낡고 오래된 인물사진에 대한 자상(刺傷)은, 그 인물을 해체하고 재배치한 몽타주의 섬세하고 예리한 ‘틈’으로 드러난다.

약간씩 흔들리거나 어긋난 형상과 시간의 분열과 겹쳐짐 사이, 도려내거나 긁은 사진의 상처와 표면사이로 지금도 치유되지 않은 기억이 빚어내는 그의 선홍색 체험이 날카롭고 미세하게 삐쳐 나온다.

그리고 기억과 표현 사이에서 단층처럼 어긋나게 붙어 있는 이미지들은 그림을 보는 우리들, 그 시각적 주체성을 비끼거나 흔들어 댄다.
스트레이트 사진의 일상적 리얼리티를 역전시키는 그의 오리기, 비껴서 덧붙이기, 끼워 넣기, 찢어 발리기 등을 통해서 말이다.

안창홍에게 작업이란 어쩌면 육체에 온존하게 붙어 있는 휴식, 안정감, 포만감에 대한 전쟁인 것 같다. 그래서 그 불편한 전쟁이야말로 그의 기억과 현실과의 단층, 이성과 무의식 사이 틈의 간극으로부터 유래하는 도저한 세계인식의 고통과 미적 쾌감의 이율배반적 동거이며, 이는 그의 운명에 대한 그로데스크한 자술서(自述書)로 기록되는 회화인지도 모른다.

  


이에 비하면 정복수의 그림은 술상 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있는 식은 고기안주처럼 너와 나의 실체에 대한 진지한 대화, 빈정댐, 강력 접착제처럼 붙어있는 운명에 대한 냉소적 리얼리티, 중얼거림, 그것들의 증폭이 빚어내는 또 다른 시뮬라크르, 혹은 동어반복으로 보인다.

그 동어반복은 궁극적으로 그가 드러낸 모든 형상과 상황에 대한 무화(無化) 혹은 삶에 대한 습관적 인식작용의 정지 상태인 ‘백지 환원’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삶이란 그냥 소주한잔을 마시는 과정과 다르지 않으며, 자신이 끝까지 밀어붙여 조각조각으로 제시한 신체와 형상도 결국은 소주 한잔과 같은 푸념임과 동시에 둔중한 삶의 무게와 다르지 않다는 아포리아(Aporia)로 말이다. 그래서 정복수의 완전히 단절되거나 기관이 생략된 신체는 그의 주제인 ‘살아있음’에 이르면 오히려 “아름다운” S라인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시각이란 감각현상이 그냥 그렇던 인간의 육체를 미와 추, 공과 색의 관념으로 분리하게끔 하였으니, ‘백지 환원’뒤 그 경계를 허물면 다시 이런 감각이 빚은 환영은 사라질지 모른다. 거기에서 본 정복수의 잔혹한 체험과 사유는 그로데스크한 리얼리티로 싱싱하게 전화(轉化)하면서 아름답다.

  

  

이 두 작가의 균열, 분열, 단절, 찢어짐을 통한 회화의 역설적 환기력은 그들 뿐 아니라 보는 우리도 무의식중에 환골하고 탈태케 한다. 이는 습관적 일상성에 매몰된 나에게의 진중한 경고이자 日日新에의 초대이며, 고착된 인식들에 대한 반성적 잠언이기도 하다. 어지러움, 메스꺼움, 구토증을 느낀 뒤 비로소 그 투명함에 마음이 베인다. 카타르시스가 가능한 건 이들의 집요한 주제에의 몰입과, 두렵고, 추하고, 그러면서도 리얼한 ‘아름다움’의 복합적 공존이 제공하는 바로 이 ‘베임’에 의해서다.


    안창홍-인간의 모든 상처와 고독 /박영택
   나쁜 남자의 순정/ 강수정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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